소리숲

싼 것이 비지떡이라고?

채우미 2022. 10. 28. 23:24

가끔 튜너로 음악을 듣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 몰두할 땐 

자주 판을 뒤집어주어야 하는 LP

엘피 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판을 갈아주어야 하는 CD는

귀찮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FM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것이 최고입니다.

가끔씩 귀에 들어오는 감미로운 진행자의 목소리도 좋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음악을 접한 방법이 튜너였기 때문에

듣고 있으면 마치 고향집에 온 것같은 푸근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튜닝 상태를 최상으로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몇 번의 실패를 거쳐 드디어 만족할 만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몇 년 동안은 아래 기기들을 사용했습니다(지금은 지하실 창고 한 구석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사 전에는 Radio Shack에서 구입한 녀석(왼쪽)이 제법 제 역할을 해주었는데

이사 후엔 영~ 시원찮았습니다. 

Sansui G-5000의 수신율 창을 기준으로 3/5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아마존을 뒤지다가 

뾰족한 탑 같이 생긴 놈(오른쪽)을 발견하고 구입했습니다.

구매자들의 평이 좋았는데

처음에는 3.5/5 ~ 4/5 정도의 수신율을 유지하더니 

테이프 데크와 턴테이블을 서재로 옮겨 놓은 후,

갑자기 2.5/5 수준으로 급락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소리는 잡음 덩어리...듣지 못할 정도! 

 

 

생각을 정리하다가 

옛날 방식이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긴 안테나 선을 샀습니다.

물론 아래 사진처럼 미관 상 예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러저리 선을 움직이며 최적점을 찾던 중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수신율이 갑자기 4.6/5로 치솟는 지점을 발견한 겁니다.

물론 튜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그야말로 전혀 새로웠습니다.

잡음이 거의 없는 청명한 소리...대박!!!

잠시 감동하고 안테나 선을 사진처럼 설치했습니다.

 

값은 처음 것들에 비해 1/4, 1/3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후 FM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듣는 시간이 부쩍 늘었습니다. 

요즘은 Fund Raise 방송을 해서 잠시 쉬고 있지만...

 

가끔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틀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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