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의 턴테이블 소리가 마음에 안 든지 오래되었다.
워낙 오래된 빈티지 모델(그래도 가라드^^)이라 기기 자체의 한계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가 스타일러스(바늘)를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알아보다가 "N"사의 바늘 평이 좋길래
카트리지 채로 구매해서 교체하려고 보니 커넥터와 연결되는 다리가 너무 얇아 사용할 수 없었다.
아마존의 편리한 리턴 시스템을 사용해서 환불을 받고 이번엔 "A"사의 염가형(코니칼 형) 바늘을 구매했다.
그런데 연결하다가 커넥팅 케이블 하나(White)가 납땜한 자리에서 분리되고 말았다.
문과 출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일...다행히 납땜할 수 있는 분을 찾을 수 있었다.
5일 후, 드디어 납땜이 잘 된 녀석을 받아 "A"사의 카트리지를 연결했는데...
소리가 영...뭉뚝하다고 해야 할까. 세밀함이 전혀 느껴지질 않았다.
고민 끝에, 아주 오래전에 구매했는데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은 바늘(일립티컬 형)이 생각났다.
정품은 아니고, 브랜드 없이 자작하는 회사였다.
이베이에서 이 회사를 발견하고 소리엔 큰 기대 없이 싼 맛에 오더했는데
도착한 모양을 보니 포장도 엉망이라 실망이 컸던 놈이다.
박스도 없이 포장지에 둘둘 말아놓은 상태로 도착해서 바늘이 망가졌을 거라는 생각에 구석에 쳐박아 두었던 놈이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실낱 같은 소망을 가지고
약 한 시간 동안 낑낑거리며 교체한 후...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얹었는데, 와우! 귀와 마음이 소리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지하실에 있는 MC 바늘을 사용하고 있는 메인 T.T. 보다는 못하지만, 그 차이가 종이 한 장 정도라고 할까?
정말 "심 봤다"고 소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교훈#1. 실제 그 소리를 들어보기 전에는 기기를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다. ^^
교훈#2. 정품 브랜드라도 코니칼 타입은 소리가 뭉뚝하다. 부드럽고 섬세하지가 않다.
교훈#3. 바늘은 적어도 일립티컬 타입을 사용해야 한다. 정품이 아니라 "A"사의 염가형에 비해
그 값이 절반도 안 되는데(지금은 옛날 가격의 1.5배), 소리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음장감, 디테일, 소리의 분리도 등 모든 면에서 상대가 안 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추수감사절 오후다.
그래서 헨델의 "메시아"를 듣고 있는데...아주 만족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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