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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성숙의 길

채우미 2016. 4. 19. 08:56


지난 주엔 조지 베일런트가 쓴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한 노년을 맞는 방법을 연구한 책입니다. 백세 시대를 맞아 구미 당기는 주제임에 틀림없습니다. 연구 방법도 재미있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을 3 그룹(하버드출신 268, 도시빈민출신 456, 천재소녀 672)으로 분류하고 그들의 삶을 10대부터 시작해서 60여년 동안을 꾸준하게 관찰한 후 그 결과를 분석해서 답을 제시하고 있는 겁니다.

저자는 건강한 노인들에게서 발견되는 특징들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먼저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소중하게 보살피고, 신체 건강의 한계 속에서도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한다. 둘째 노년의 초라함을 기쁘게 감내할 줄 안다. 세째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며, 삶의 자잘한 고통을 적극적으로 극복해간다. 네째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한다. 다섯째 삶 전체가 여정이며, 살아가는 동안 꾸준히 성장한다는 사실을 믿는다. 여섯째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삶을 즐길 줄 안다. 일곱째 과거를 되돌아볼 줄 알고, 과거에 이루었던 성과들을 소중한 재산으로 삼는다. 동시에 호기심이 많고, 다음 세대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건강한 노년에 잘 도달한 사람들의 삶의 여정을 분석한 후, 저자는 성공적 노화의 길을 제시합니다. 삶의 여행길에서 몇 개의 필수적인 과업들을 건강하게 이루어간 사람들이 아름다운 노년을 맞게 된다고 결론 짓습니다.

그런데 6개로 이뤄진 과업들이 제겐 신앙의 틀 속에서 읽혀졌습니다. 이런 독서법을 통해 기독교인으로서 잘 숙성된 삶에 이르는 길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이뤄야 할 과업은 정체성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내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믿음으로써 죄와 사망으로부터 해방된 의인임을 깨달아야 하고, 하나님의 자녀임을 믿어야 하며, 장차 누리게 될 천국의 시민임을 확신해야 합니다.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은 신앙은 수도 없이 흔들립니다. 두번째 과업은 친밀감입니다. 같은 신앙의 길을 걷고 있는 성도들과 사랑의 관계를 세워가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고, 고린도전서 13장에 기록된 사랑의 특징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기도를 통해 성령님의 도움을 받고 스스로도 노력함으로 사랑을 실천할 때 친밀한 공동체의 멤버가 되는 상급을 누리게 됩니다. 사도행전 2장에 거의 완벽에 가깝도록 친밀감을 이룬 초대 교회가 등장합니다. 그 안에 속한 멤버들이 누리고 있을 기쁨과 긍정의 에너지가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세번째 과업은 직업적 안정입니다. 교회적으로 표현하면 담당 사역입니다. 교회는 주님의 몸으로 비유되는데, 그 몸의 한 지체가 되어 그 역할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는 걸 뜻합니다. 손은 손의 역할을 감당해야 건강한 손입니다. 교회의 멤버가 된다는 것도 같습니다. 지체에 맞는 역할을 감당하는 가운데 영성은 성숙해가는 겁니다. 네번째 과업은 생산성입니다. 자신의 신앙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겁니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성도들에게 멘토링을 해주는 걸 뜻합니다. 앞의 세 과업을 충실하게 이루어가고 있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기도 합니다. 다섯번째 과업은 의미의 수호자가 되는 겁니다. 깨닫게 된 신앙의 본질의 지키미가 되는 겁니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비본질적 요소들 속에서도 신앙의 본질이 변질되지 않도록 지키는 역할을 감당하는 겁니다. 마지막 과업은 통합입니다. 죽음을 영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지혜를 갖는 겁니다. 바울이 죽음을 자는 것으로 표현한 뜻을 깨닫고 믿는 겁니다. 부활의 소망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지혜입니다.

믿음의 식구들 모두 이 과업들을 잘 수행함으로 아름다운 성숙의 길을 걷게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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