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커리커처

섭리

채우미 2015. 2. 5. 01:38


일년여 정도 소식이 끊겼던 후배에게 크리스마스를 맞아 SNS를 통해 안부를 물었습니다. 15년쯤 전 함께 교회 생활을 하다가 타주로 떠난 후에는 아주 드문드문 연락을 하던 사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주 반가운 마음이 담긴 답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후 통화하며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경을 읽고 있지만 교회를 나가지 않고 있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통화를 마친 후부터 생명의 삶 묵상을 매일 보내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교제의 물꼬를 다시 열어놓고 보름쯤 지났을 때 제법 긴 문장의 카톡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아 힘들다는 서두에 이어 이런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미국에 온 이래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그만큼 인간적으로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던 차에 연말에 목사님께서 연말 인사를 전해주셨습니다. 제가 십여년간 느낀 것과 목사님이 적어 보내주시는 말씀이 일치하는 바는 하나님을 통해서 영적인 것을 추구해야지 세속적인 것은 상관치 않으신다는 것인데요. 전해주시는 말씀을 읽으면 긴장이 완화되기도 하지만 하나님께 세속적인 것을 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니 잠시나마 될대로 되겠지 하고 놔두고 싶은 현실도피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정말 혼란스럽네요...주님께 모든 걸 맡기는 자세인지 무책임한 자세인지 정말로 헷갈리게 느껴집니다.”

계속 전해준 하나님의 말씀이 후배를 영적 갈등으로 몰아넣었던 모양입니다. 먼저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후배를 만나고 계시다는 확신이 들어서였습니다. 깊이 기도한 후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담아주신 생각을 답글에 담았습니다.

목표를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무엇을 위해 제품을 개발하고 세상에 내놓게 되었는지? 상황에 몰리다 보면 처음 목적을 잊을 수 있습니다. 신앙인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세운 목적을 점검하고 하나님과 대면해 깊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루가 지났을 때 답글이 도착했습니다. 제 답글을 읽고 아내와 함께 우리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와 목회자 편지를 읽다가 놀라운 글을 발견했다는 겁니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후배였습니다들어보니 지난 일년 동안 굉장히 고생했더라구요.미시간의 집은short sale로 급히 정리하고, 씨애틀로 가서는 Food stamp로 지내야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놓치않았다고 합니다. 네가 하는 일을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게  것이다라는 비전의 말씀을 꼭 붙잡고 포기하지 않고 달려간 겁니다. 그렇게 일년을 지내면서 자신은  겸손한 모습이 되었고영적으로는  무장되고 성숙하게 되었다는 고백이 듣기에 아름다웠습니다. 지금은 정부가 자신의 연구 item 인정해주어서 몫돈의 지원을 받게 되었고, 또한 자신의 연구에 빌 게이츠 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3년전쯤 후배를 소재로 삼아 쓴 글이었습니다. 후배는 이 글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심어주셨던 비전을 다시 확인하고 붙잡게 된 겁니다. 되찾은 목적을 가지고 얍복 강가에서 기도의 씨름을 벌이고 있을 후배를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완벽하게 섭리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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