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 저녁 예배를 마치고 친교실로 내려가니 청소년 그룹의 S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흰종이로 겹겹이 싼 뭔가를 제게 내밀더군요. 순간 '아 그거!' 하고 내용물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한 석 달쯤 전 막내가 물었습니다. "아빠, S가 졸업 작품전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빠 엄마를 모델로 삼고 싶데." 망설임 없이 그러라고 했습니다. 사진은 페북에 올려둔 것들 중 어떤 것을 사용해도 좋다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그리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한 달쯤 전 제 책상 위에 초대장 한 장이 놓여있었습니다. 읽어보니 S가 다니는 학교 졸업전 초대장이었습니다. 그런데...날짜가 좋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 날엔 다른 약속이 잡혀있었거든요. 그래도 우리 부부를 모델로 삼았는데...미안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S가 내민 건 바로 졸업전에 출품했던 그 작품이라는 확신이 든 겁니다. S가 떠난 후 포장을 풀어 보았습니다. 제 짐작이 맞았습니다. 손수 그린 그림을 선물 받긴 3 번 째였습니다. 그중 이번 작품이 제일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림 안에 아내와 제가 함께 자리잡고 있어서일 겁니다.
Thank you, S! 목사님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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