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시스템 중 소리의 모양을 다듬어주는 프리앰프 입니다.
처음 오디오를 시작했을 때는 명품도 모르고 귀도 초보라 고급스런 소리를 분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선배님이 골라 준 럭스만 프리를 몇 년쯤 듣다가 돌려드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사용하던 탄노이 스피커 시스템 10 때문에 소리가 별로였는데...
프리 탓으로 생각한거지요.
지금 생각해도 참 어리석은 행동이었습니다.
선배님이 참 좋은 분이셔서
그 프리에 상당한 기기들을 제게 분양해주셨지만...
가끔씩 "그 프리를 지금 시스템에 연결해서 제대로 들어보고 싶네" 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녀석 대신 분양받은 기기로는
산스이 G-5000 리시버, 셀레스천 SL12si,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마란츠 7t 입니다.
럭스만을 돌려준 후 한 일 년은 프리 없이 살았습니다.
맥킨토시 225에 CDP를 직접 연결해서 듣는 음악도 충분히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셀레스천 스피커를 통해 쏟아져나오는 영국식 소리가 일품이었습니다.
그때 탄노이 스피커 소리가 거칠고 세밀하지 못하다는 걸 알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선배님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마란츠 7C에 맞는 오리지널 프레임을 구하기 위해
그 모델과 똑같은 싸이즈의 TR 프리를 구매했는데...원하면 가져가라는 겁니다.
7T와 처음 만난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맥킨토시 진공관 앰프에 연결한 후 기대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틀자...
너무 기뻐서 소리지를 뻔했습니다.
맥킨토시가 직접 만들어내던 소리보다
더 섬세하고 투명하고 타이트한 소리를 쏟아내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후 맥킨토시 225, 마란츠 7T, 셀레스천 SL12si, 가라드 990B, 리복스 B226는
환상의 조합을 이루어 내 가슴을 감동으로 채워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머리 퍼라이어가 연주하는 Franck와 Liszt의 피아노 곡이
가을녘 나뭇잎에 부딛혀 부서지는 아침 햇살처럼 영롱한 소리로 가슴을 파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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