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숲

놀라다

채우미 2018. 10. 23. 22:44





월요일 날씨가 허락되면 새벽예배 후 St. Mary 신학교로 아내와 산책을 갑니다.

큰 호수를 둘러싸고 만들어진 약 2마일 정도의 산책로는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황홀케 합니다,


어제는 산책 후 Goodwill에 잠시 들렀습니다. 

이곳만큼 음악의 소스를 구하기 좋은 곳도 없습니다.

모든 CD와 LP가 다 99센트인데다 좋은 label도 넘쳐나기 때문입니다.

미국인들의 나눔 정신은 여기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오늘은 50% 세일하는 품목도 있어서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찾는 소스가 풍성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CD 6장 LP 2장을 고르고 6불을 냈습니다. 


LP 한 장을 고를 때 잠시 망설였습니다. 하인리히 쉬츠라는 작곡가가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찾아보니 바하 보다 100년 정도 앞선 분으로 독일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인물이더군요.

판 자체가 아주 깨끗한 편은 아니어서 또 망설이다가 제목이 너무 좋아서 구입했습니다.

"예수님 부활 이야기" 

집에 와서 들어보니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분이 쓴 곡들은 다 기독교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작곡 활동이 곧 그의 신앙과 삶이었던 겁니다.

쉬츠의 삶에 경의를 표하며 음악을 들었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과 바이올린 소품을 들으면서, 연주자의 숲에서 전 정말 미숙한 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Stephen Kovacevich의 피아노 연주와 Arthur Grumiaux의 바이올린 연주가 너무 아름다운 겁니다.

생경한 이름들인데...이들의 연주는 영혼 깊은 울림을 낳더군요. 

지금까지 좋아해온 연주자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기는데...그저 푹 빠져 들고 말았습니다.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는 고전 음악의 초입에 아이처럼 겨우 서있는 절 발견한 하루였습니다. 

또한 인간의 영혼에 음악을 심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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