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커리커처

영적 씨름에서 지켜야 할 것

채우미 2022. 9. 10. 00:07

 

영적 전쟁을 주제로 한 에베소서 6장 말씀은 우리가 이 전쟁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무언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 있어야 할 자리입니다. 그 자리는 바로 예수님 믿고 난 후 얻게 된 신분-하나님 자녀, 하나님 나라 시민, 의인, 성전 등-입니다. 악한 영과의 씨름에서 우리는 그 자리를 지켜내고, 그 위에 흔들림 없이 서 있어야 하는 겁니다.

 

1517 10 31일 루터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비텐베르그 성, 교회의 출입문에 95개의 조항이 인쇄된 종이를 붙였습니다. 당시 로마 교황청이 저지르고 있는 영적 비리들을 지적하는 일종의 대자보였습니다. 물론 교황청이 돈벌이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면죄부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독일의 작은 성에서 무명의 한 신부가 자신의 신앙 양심을 담아 내건 이 95개조의 반박문은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태풍과 같은 영향력을 미쳤고, 하나님께서는 이 양심 선언문을 수술용 칼로 삼아 로마 카톨릭 교회의 부패한 부분들을 도려내기 시작하셨습니다. 하지만 권력과 재물에 눈이 먼 로마 교황청은 하나님의 뜻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루터의 영향력이 유럽 전체에 급속히 퍼져 나가자 정치의 힘을 사용해서 루터를 박해하기 시작합니다. 루터만 이단으로 규정해버리면 이 소동이 잠잠해질 줄 알았던 겁니다. 그렇게 시작된 박해는 보름스 회의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교황청은 새롭게 즉위한 로마 황제 카알 5세를 설득해서 보름스 회의를 열게 하고 황제의 서명이 든 초청장을 루터에게 발송합니다. 루터를 해치려는 음모가 너무 뚜렷해, 루터의 주변 사람들은 그의 참석을 적극 말렸습니다. 그러나 루터는 한 지인에게 쓴 편지에 자신의 굳은 결심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내가 보름스에 가서 취소할 내용을 미리 말해주겠네. ‘지금까지는 교황을 그리스도의 대리인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이제 그 말은 취소합니다. 그 대신 교황은 그리스도의 원수요 마귀의 사도라고 말하겠습니다’.” 이처럼 루터는 자신의 신앙 양심을 굳게 믿었습니다. 다른 편지에서는 교회를 바로 세우는데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순교하겠다는 각오도 밝혔습니다. 

 

보름스 회의에서 루터를 두 차례 심문한 후, 교황청은 칼 5세를 설득해 보름스 칙령을 발표합니다. 루터를 이단으로 규정했고, 그에 따라 루터에 대한 법적 보호권을 박탈해버린 겁니다. 그리고 칙령을 발표하는 날 루터가 저술한 책과 논문 모두를 보름스 광장에 쌓아두고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불 태워버리고 말았습니다.

 

당시 루터가 재판을 받았던 건물과 그 옆에 서 있던 대성당은 1618년에 시작된 30년 전쟁과 1688년에 일어난 9년 전쟁을 치르는 동안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지금 보름스에는 루터의 이름을 딴 광장이 있고 그 안에는 루터와 종교 개혁의 중심 인물들을 동상으로 세워 둔 루터 기념비가 서 있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던 해인 2017년에는 루터가 재판을 받았다고 생각되는 자리에 루터의 신발을 조각물로 설치해 두었습니다. 이 신발은 당시 루터가 하나님께 드린 기도문을 생각나게 합니다. “내가 여기 서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주님께서 절 도와 주소서.” 여기 서 있다는 말은 보름스 회의장에 서 있다는 말도 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신앙의 양심, 즉 하나님의 말씀 위에 굳게 서 있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루터는 자기 편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그 삭막한 재판정에서도 하나님의 진리를 지키는 자리에서 단 한 발자국도 뒤로 물러서지 않았던 겁니다. 그렇게 오직 말씀으로,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라는 진리의 자리에 굳건하게 선 루터를 하나님께서 지켜 주셨고, 또한 그를 통해 교회를 원래 서있어야 할 자리로 되돌려 놓으셨습니다.

 

우리도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소중하고 거룩한 신분들을 굳게 지키고 그 위에 당당하게 서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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