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사랑방을 시작하기 전 두란노 식구가 아닌 한 분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집사님 한 분이 사랑방에 들어오자마자 흰 봉투 하나를 건네주셨습니다. “오늘 매장에 오신 분이 선교지 건축을 위해 헌금을 해주셨어요. 대화하는 중 어쩌다가 건축에 대해서 설명하게 되었는데 선뜻 헌금해주신거예요. 이곳에 자체 건물이 없어 렌트하고 있는데도 예배 장소가 없어 고생하는 도미니카 성도들의 사정을 더 안타깝게 여기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자신도 동참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봉투 안에는 헌금과 함께 짧막한 손편지가 들어있었습니다. “두란노 교회가 선교(도미니카)에 교회를 세운다는 말씀 듣고 감동하였습니다. 주의 말씀(교회)성전건축에 동참합니다. (건축에 필요한) 나무를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주의 말씀 침례교회가 세워지는 그날까지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정성스럽게 한자한자 적어내려간 사연을 읽는데 영혼이 뜨거워졌습니다. 이분의 헌금을 통해 선교지에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우리 계획을 기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도했습니다.
3년여 전 선교팀들이 기도하던 중 과테말라 지역에 교회를 지어야 한다는 영적 부담을 갖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그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때 리더들 사이에선 큰 공감이 일지 않았습니다. 우리 교회도 아직 예배당 건물이 없다는 현실 인식과 짊어져야 할 만만치 않은 재정적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선교팀들의 기도는 계속 되었고, 하나님께선 특별한 방법으로 응답해주셨습니다. 한국에서 방문한 분이 이 이야기를 전해듣고 건축 헌금을 보내주신 겁니다. 그후로도 6개월 간격으로 연거푸 헌금을 보내오셨습니다. 결국 1년 반쯤 전 운영위원회에서 선교지 건축안이 통과되었고 교회 전체가 기도하며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대상지로 삼은 과테말라 산악 지역의 교회 건축이 난항을 겪었습니다. 선교사가 미국 교회와 손잡고 땅을 구입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자 땅주인이 값을 올린 겁니다. 계획했던 예산을 훌쩍 넘기는 바람에 더 이상 진척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을 물으며 계속해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3개월쯤 전 도미니카의 C 선교사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C 선교사님은 밧데이 지역을 중심으로 뜨겁게 복음을 전하며 교회를 개척하는 분입니다. 우리 교회가 돕고 있는 분입니다. 그분이 예배당 건축이 필요한 지역에 땅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전해온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커뮤니케이션의 혼선으로 미국의 다른 교회가 그 건축을 맡아 진행하기로 결정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선교팀에선 실망하지 않고 기도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교회의 도움이 꼭 필요한 지역으로 인도해가고 계시다는 확신을 가지고.
5월초 C 선교사님께서 다시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이티 성도들 중심으로 개척한지 4년 된 주님의 말씀 침례 교회의 건축을 도와달라는 소식이었습니다. 어렵게 땅은 구입했지만, 예배당 건축 예산이 전혀 없어 가벽을 세우고 텐트로 지붕을 덮고 예배드리는 교회입니다. 선교사님의 메시지를 읽고 기도하는데 주님께서 맡겨주신 사역이라는 확신이 들며 마음이 평안해졌습니다. 새벽마다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렇게 외부의 성도님이 손편지와 헌금으로 이 사역을 격려해주신 겁니다. 출발부터 우리 두란노 식구 모두에게 이런 신비한 방법으로 힘과 도전을 동시에 주신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