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의자에서

뭉클한 이야기 271

채우미 2025. 12. 30. 00:02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이라는 책의 저자인 윌리엄 윌리몬 목사님은 자신이 젊었을 때 경험한 사건 하나를 책 속에서 소개합니다.

 

당시 윌리엄 목사님은 학교 내 인종 차별 폐지가 뜨거운 이슈였던 60년대, 남부의 한 작은 도시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법원에서는 학내 인종 차별을 철폐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도시의 백인들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시민 단체를 조직합니다. 도시는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습니다. 어느 날 백인들이 조직한 시민 단체가 법원의 명령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논의하기 위해 한 고등학교 강당에 모였습니다. 강당을 가득 채운 사람들은 서로 연설자로 나서서 법원의 명령을 비난했고, 이 명령에 저항하자고 선동했습니다. 인종 차별을 찬성하는 자들의 열기가 강당을 뒤덮고 있는 그때, 그 지역의 한 침례교회를 선기고 있는 목사님이 비통한 표정으로 강당 앞으로 걸어나갔습니다. 사회자가 마이크를 넘겨주자 목사는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저는 부끄럽습니다. 참 부끄럽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오랜 시절 땀 흘려 목회 사역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 이 강당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침례를 베풀고, 설교하고, 상담을 했습니다. 저는 제가 해온 복음 설교가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밤 제 생각이 바뀌고 말았습니다. 저는 우리 교회 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 교인들에게는 말해야겠습니다. 여러분 때문에 제 마음이 찢어집니다. 여러분이 부끄럽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기대했던 것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말을 마친 후, 그 목사는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강당을 나가버렸습니다. 그러자 그 목사가 목회하는 교회의 교인들이 하나 둘 일어나 그 강당을 빠져나가고 말았습니다. 결국 모임의 인원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모임의 열기도 식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썰렁해진 모임은 어떤 결론도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학내 인종 차별 폐지법은 그 지역 모든 학교에서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모두가 인종 차별이 있어야 한다고 외치는 그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하나님 말씀을 들고 아픈 마음을 토로한 목사님의 담대한 믿음이 큰 도전이 됩니다. 하나님께선 진리를 지키고자 용기를 낸 그 한 사람을 통해 그 지역의 흑암을 거두어버리신 겁니다. 진리의 태풍으로 잘못된 소동을 잠재워버리신 겁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거대한 세상의 탁류에 휩쓸려 크리스찬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체 무력하게 살아가는 성도들을 참 많이 보게 됩니다. 최근 발생한 코로나 19 사태를 보면서, 특히 교회의 문들이 곳곳에서 닫히는 상황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그렇게 살아가는 교회와 성도를 흔들어깨우고 계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성도들은 상황과 환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두려워 하는 백성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지 성령 충만하여, 우리가 믿고 있는 진리의 말씀을 실천하고 삶으로 선포함으로 천하를 어지럽게 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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