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가리아에서 공산주의 정권이 막을 내리기 일년 전인 1988년 10월, 미국에 이주해 살던 Popov 목사님은 공산당으로부터 특별 방문 허락을 받아냈습니다. 당시 암투병 중이었지만 28년만에 꿈에도 그리던 고국 땅을 밟을 수 있다는 생각에 흔쾌히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목사님은 가장 먼저 자신이 담임하던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예배당을 둘러보는 목사님의 눈엔 어느새 눈물이 고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945년 정권을 잡은 불가리아의 공산당은 정치적 안정을 이루자마자 종교를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1948년 공산당 원수의 사진을 예배당에 걸고 숭배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에 반대하는 지도자들을 다 숙청하고, 그 빈 자리를 공산당에 충성을 맹세한 꼭두각시들로 채워넣음으로 교계를 쉽게 손아귀에 넣고 말았습니다. 포포프 목사님도 이때 간첩으로 몰려 15년 형을 받고 가족들과 헤어져 강제 수용소로 끌려가고 말았습니다.
페르신이라는 섬에 마련된 수용소는 그야말로 지옥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죄수들은 새벽 3시부터 밤 9시까지 18시간 동안 일해야 했습니다. 도저히 채울 수 없는 작업량 때문에 그렇게 긴 시간 일해도 목표를 채울 수 없었고, 그러면 간수들은 그 벌로 음식량을 줄였습니다. 먹는 양이 부족하니 그 다음날은 목표양을 더 채울 수 없었고, 그 결과 배식량은 또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는 중에 사람들은 가죽만 남을 정도로 야위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간수들은 작업 중 지쳐서 쓰러지는 것을 절대 용인하지 않았습니다. 쓰러지는 동시에 채찍이 날아 들었습니다. 굶주림 때문에 작업장에서 발견한 곤충이나 작은 짐승이나 먹을 만한 풀을 발견하고 먹으려고 무릎을 꿇거나 허리를 숙이는 죄수들에겐 더 가혹한 처벌이 기다렸습니다. 간수들은 그들을 향해서 무자비하게 총을 쏘아대는 겁니다. 혹독한 수용소의 환경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이런 환경 속에서도 포포프 목사님은 복음 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지옥 같은 환경 속에서 지내는 죄수들이야말로 하나님이 꼭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주님을 믿음으로 영접했고, 주님을 만난 사람들은 고난을 잘 이겨냈습니다. 포포프 목사님은 주님께로 돌아와 신앙을 지켜가는 성도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함께 하고 계심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포포프 목사님은 그들과 비밀 모임을 갖는 중 말씀에 대한 갈증이 생겼습니다. 고문과 혹독한 수용소 생활을 겪어내면서 기억력을 많이 잃어 성경 말씀을 많이 잃어버린 겁니다. 말씀을 먹여주어야 하는데 그 중요한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바로 옆 침대의 사람이 작은 책을 꺼내 그 겉장을 찢어 담배를 마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궁금해서 자세히 보니 신약 성경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목사님이 그 책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니 쓰레기통에서 주웠다는 겁니다. 꼭 필요한 책이니 줄 수 없느냐고 물으니 자기도 담배 마는데 꼭 필요해서 줄 수 없다고 막무가네입니다. 할 수 없이 목사님은 자신이 소유한 물건을 거의 다 주다시피해서 성경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성경을 펴서 읽는데 얼마나 단지. 수용소에선 성경을 오랫동안 keep할 수 없음을 아는 목사님은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49장을 외웠을 때 책을 빼앗기고 말았지만, 목사님은 너무나 기뻤습니다. 양들에게 말씀을 먹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도 한 가지 이유였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성경 사건을 통해 “이곳에서도 내가 너와 함께 하고 있다”라고 말씀해주신 성령 하나님 때문이었습니다.
그후 13년 수용소 생활 후 풀려난 포포프 목사님은 1961년 가족들이 있는 스웨덴으로 망명할 수 있었고, 1970년엔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미국에 온 목사님은 수용소 체험을 바탕으로 Door of Hope International이라는 선교 단체를 설립해서 공산국가 또는 성경을 구할 수 없는 국가들에 성경을 보내는 운동을 펼쳤습니다.
소피아의 교회를 둘러보는 동안 험난했지만 성령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기에 감동으로 남아있는 기억들이 떠올라 눈물이 났던 겁니다. 감동적인 여행을 마친 포포프 목사님은 한 달 후 평생을 동행해주신 하나님 품에 영원히 안겼습니다.
고린도전서 10장 13절엔 이런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케 하시느니라.”돌아보면, 우리라는 한계를 넘어서는 시험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겨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해주셔서 도와주셨기 때문인 겁니다. '피할 길'은 바로 하나님이신 겁니다. 그분 때문에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시험은 없는 겁니다. 이 사실을 분명히 믿고 고난 가운데서도 기뻐하시고, 그 고난 중에도 주님의 뜻을 담대하게 감당하는 삶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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