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의자에서

뭉클한 이야기 299

채우미 2026. 1. 27. 23:38

 

 

사도행전 28장을 보면, 몰타를 떠나면서 누가는 바울과 일행이 탄 알렉산드리아 배의 앞부분에 새겨 넣은 장식을 묘사합니다. 그 장식은 디오스구로라는 제우스 신의 쌍둥이 아들, 즉 카스트로와 폴룩스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 쌍동이를 항해의 수호신으로 섬겼습니다. 그래서 배가 바다를 지나는 동안 지켜 달라는 뜻으로 그 쌍둥이 신들을 뱃머리에 새겨 넣은 겁니다. 누가가 뜬금없이 이 두 신을 언급한 이유가 뭘까요? 우리는 이 장면에서 누가의 블랙 유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누가는 지금 자신이 타고 있는 배를 묘사함으로, 27장의 사건, 즉 유라굴로 광풍에 의해 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건, 그 불편한 기억을 들춰내고 있는 겁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겁니다. , 너희들이 공들여 새겨 넣은 저 멋진 쌍둥이 신들을 보아라. 배가 그렇게 철저히 파선될 때까지 너희가 믿는 쌍둥이 신들이 한 일이 도대체 뭐냐? 그 광풍 속에서 우리와 너희의 생명을 지키고 구해주신 분이 누구냐? 너희들이 섬기는 쌍둥이 신들이냐? 아니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시냐? 우리가 믿는 하나님께서 구해주신 걸 너희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너희들 마음에서 우상을 지워버리고,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으라.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인 예수님을 믿으라.”

 

쌍둥이 신을 언급하면서, 누가는 우상의 헛됨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복음을 아주 당당하게 선포하고 있는 겁니다.

 

로마인들이 믿던 신들만 우상이 아닙니다. 노란 종이에 빨갛게 쓴 것만이 부적이 아닙니다. 만약 하나님 아닌 다른 것을 몰래 가슴 한 켠에 심어 두고 의지하고 있다면, 그게 뭐든 다 우상인 겁니다. 아주 쉬운 예 몇 가지만 들어보면, 재물, 자기 자신, 세상 속 지위, 잘 나가는 자녀들, 많은 재물을 물려줄 수 있는 부모들, 다 우상이 될 소지가 있는 것들입니다.

 

이런 우상들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왜곡하고 방해하고 멀어지게 만듭니다. 그래서 우상은 우리 삶에서 철저히 뿌리 채 뽑아 버려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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