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의자에서

뭉클한 이야기 94

채우미 2025. 6. 26. 23:34

 

종교 개혁 직전까지 구교회들의 행태는 상식을 초월했습니다. 근거도 없는 물건들을 수집하거나 만들어 놓고 그게 마치 성경이 기록한 사건들과 연결지어 장사하는 성당들이 많았던 겁니다.

 

헤롯 왕 때 베들레헴에서 죽은 아기들의 뼈조각 300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선전하는 교회도 있었고,

바울이 찼던 쇠고랑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교회,

심지어 가룟 유다가 받았던 은 동전 중 하나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교회도 있었습니다.

바울과 베드로의 시신을 안치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교회들도 있었는데,

라테라누스 성당에는 두 사도의 머리가 있다고 주장했고,

바울 성당은 바울의 몸을 베드로 성당은 베드로의 몸이 묻혀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터키를 방문했을 때도 이런 류의 물건을 보기 위해 줄을 길게 섰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본 건 다윗이 사용했다는 칼, 요셉이 머리에 둘렀다는 터반, 아브라함이 사용했다는 식기, 모세의 지팡이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구경거리에 불과하지만 종교 개혁 전까지는, 이 물건들은 성물로 둔갑했습니다. 그리고 이 의심스러운 성물들을 보거나 만지면 연옥에서의 시간을 상당히 단축시켜준다고 선전해서, 그 말을 믿고 순례 온 자들에게 돈을 받아 챙겼습니다.

 

결국 이런 영적 무지의 행태는 종교 개혁의 불씨를 피웠고, 무지함의 극치를 드러낸 면죄부 판매로 인해 결국 종교 개혁의 불길은 활활 타오르게 되었던 겁니다.

 

종교 개혁은 구교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셨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