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한 이야기 65
제가 신학교에 다닐 때 매주 화요일마다 전교생이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날은 당시 부총장인 Charles Dyer 교수님이 말씀을 전했습니다. 말씀 중 이런 예화를 들려주셨습니다.
어느 날 두 교회로부터 동시에 주일 설교 부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이라 한 교회를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교회 다 설교를 몇 차례 한 경험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 교회는 말씀을 전하러 갈 때마다 따뜻하게 환영해주고, 말씀을 전할 때도 성도들이 아멘, 할렐루야로 화답해주는 곳이라, 설교 부탁이 올 때마다 기쁨으로 다녀온 교회였습니다. 또 다른 교회는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진 교회였습니다. 가도 반가워해주는 것같지도 않고, 말씀을 전하는 내내 성도들은 심각한 표정을 지은채 무반응으로 앉아 있는 그런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별로 갈 기분이 내키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 두 교회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예배 분위기가 좋은 교회에 가겠다고 연락하고 기다리는데 며칠 후 교회에 급한 사정이 있어서 이번엔 모실 수 없다는 연락을 갑자기 받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거의 동시에 그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교회에서 연락이 온 겁니다. 못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초정 강사를 찾았지만 못 찾았다는 겁니다. 그러니 꼭 오시면 좋겠다고 간청하는 겁니다. 할 수없이 수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다이어 교수님은 기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주님이 이런 상황을 만드신 건가요? 주님 뜻이 그렇다면 순종하고 가겠습니다. 하지만 주님 제 기도도 들어주시기 원합니다. 이번엔 말씀을 전할 때, 제발 그 교회 성도들이 마음을 열고 뜨겁게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역사해 주시옵소서.” 설교 전까지 정말 간절하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날 주일도 교수님을 맞는 태도는 냉냉했고, 설교 시간에도 성도들의 반응은 지난 번과 똑같이 무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철저히 기도하며 준비한 설교를 100% 에너지를 쏟아 전했지만 그들의 굳은 표정은 설교 시간 내내 그대로였습니다. 결국 교수님은 패잔병의 심령으로 그 교회를 빠져나오고 말았습니다. 차 안에서 교수님은 주님께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주님께서 보내셔서 순종하고 왔는데, 왜 주님은 저의 그 작은 기도 하나 안 들어주셨어요.”
다이어 교수의 기도 이야기도 거기서 끝나질 않습니다. 그 교회에서 돌아와 3일이 지났을 때, 메일 박스에서 낯선 이름이 적힌 편지 한 통을 발견했습니다. 편지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낯선 사람에게서 메일을 받고 놀라셨죠. 전 지난 주일 교수님께서 설교하신 교회에 다니는 맴버입니다. 편지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전 그날 교수님이 전해주신 말씀 때문에 다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 그날 자살하기 전 마지막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에 갔었습니다. 전 오래 전에 남편을 잃고 하나 뿐인 아들을 키우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잘 자라나 청년이 된 아들이 지난 달 사고로 죽은 겁니다. 그 아들은 제가 이 땅을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였는데, 그 이유를 잃어버리고 만 겁니다. 아들을 데려간 하나님을 원망했고, 깊은 슬픔은 빠져나올 수 없는 절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자살을 결심한 겁니다. 그런데 교수님의 말씀이 제 영혼을 뜨겁게 했고,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다시 체험하게 되었고, 삶에 대한 소망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주님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기쁘고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교수님을 통해 제 인생에 이루신 이 놀라운 소식을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몇 자 적습니다."
편지를 읽자마자 교수님은 하나님께 회개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실 하나님께선 그 교회 성도들의 마음을 열어 말씀을 뜨겁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 자신의 기도를 들어주셨던 겁니다. 그것도 하나님의 말씀이 가장 필요한 성도의 마음을 열어 선포된 말씀을 통해 생명을 구원해주신 겁니다. 그래서 그날 차 안에서 자기 마음대로 하나님을 판단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하나님께 진심으로 회개한 겁니다.
그 사건 이후로 교수님은 이런 믿음을 가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선 성도들의 기도에 반드시 응답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