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의자에서

뭉클한 이야기 9

채우미 2025. 4. 1. 10:34

 

종교 개혁을 이끌었던 마르틴 루터는 보름스에서 있었던 종교 재판 걱정과 염려에 자주 빠졌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적대 세력은 구름처럼 많아졌는데, 정작 그런 세력들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보호해줄 법적 장치는 사라져버린 현실이 두려웠던 겁니다. 염려가 쌓여 우울증세를 보일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 그날도 염려에 눌려 밤새 뒤척거리다 새벽녁에야 잠이 들었다가 깨어난 루터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검은 상복을 입고 집안을 돌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켠엔 무언가를 애도하고 있는 것처럼 검은 천이 걸려 있었고, 앞에 촛불도 켜져 있었습니다. 루터는 물었습니다. “누가 죽었어요?” 아내의 입에서 나온 말은 루터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돌아가셨어요.”

 

루터는 버럭 화를 냈습니다. “하나님이 돌아가시다니, 그게 무슨 불경한 말이요. 당장 상복을 벗고 저것들도 당장 치워요.”

 

그때 루터의 아내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면, 지난 내내 당신은 그렇게 걱정하고 염려하고 그것도 모자라 우을증세까지 보인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