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의자에서

뭉클한 이야기 7

채우미 2025. 4. 1. 10:25

 

1990년부터 지금까지 베트남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라오스에서 선교하고 계신 장요나 선교사님이 경험한 사건입니다.

 

90년대 베트남에는 언챙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의료선교팀이 와서 주로 하는 일이 언챙이들을 수술해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언챙이가 어떤 병인지 아시지요? 입술 또는 입천장이 갈라져 있는 병입니다. 선천성 병이 아니라, 아기의 입술이 형성되는 시기인 임신 4개월 , 산모에게 vitamin B12 부족하게되면 생기는 병이라고 합니다. 당시 수술을 위해 거의 매년 의료선교팀이 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국에서 의료진들과 함께 사역하던 어느 벌어진 일입니다.

 

해도 수술을 받겠다고 몰려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정해진 일정 내에 많은 사람들을 치료할 수는 없어서, 선착순으로 250명만 수술하기로 정했습니다. 이제 250명의 수술을 마치고 의료선교를 마무리하려는데,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251번째에 있던 처녀가 울고불고 난리가 겁니다. 자기도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친구들은 시집갓는데, 자기만 이런 모습이라 처녀로 늙어가고 잇다며 그래서 멀리 남쪽 지방에서 왔다면서, 해주면 당장 죽어버리겟다고 떼를 쓰는 겁니다. 기진맥진한 의사들이 없이 처녀의 상태를 보았지만 처녀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입만 갈라진 것이 아니라, 잇몸부터 목구멍까지 갈라져 있어서 살을 이식까지 해야 하는 대수술이 필요했던 겁니다. 남은 시간으로는 도저히 수술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내년엔 치료해준다고 약속하고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망한 처녀는 이대로는 고향에 돌아갈 없다며, 내년까지 선교 센타에서 기다리겟다고 버텼습니다. 워낙 무대포로 나오는지라 선교사님도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선교사님은 센터에 머무는 대신 지켜야 규칙들을 알려주었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있는 예배에 참석할 , 센터에서 돌보고 있는 고아들과 정신지체아들을 정성껏 돌보아 .

 

처녀는 룰을 따랐습니다. 예배 말씀도 열심히 들었고, 찬양도 열심히 불렀습니다. 그러던 예수님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났을 , 센터에서 돌보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코맹맹이 소리를 내는 겁니다. 함께 있는 처녀의 이상한 발음을 따라하기 시작한 겁니다. 아이들 교육에 좋지않다는 생각에 선교사님은 결단을 내렸습니다. 처녀를 집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심한 겁니다. 그래서 집을 나가면 메콩강에서 죽어버리겠다는 처녀를 억지로 내보내고 말았습니다. 내보내면서도 마음이 아팠던 선교사님은 처녀의 집주소를 수첩에 적어두었습니다. 의료팀이 오면 제일 먼저 알려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다음해 의료팀이 사정상 오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1 반이 지난 , 드디어 의료팀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처녀의 집에 당장 연락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일입니까? 처녀가 집을 나간 2 동안 집에 오질 않았다는 겁니다. 선교사님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앗습니다. 자기에게 말한대로 강에 몸을 던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에 하나님께 사랑이 없는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그러고 , 북쪽 산간 지방을 다녀오는 , 산쪽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오는 것같아 타고잇던 오토바이를 멈추었습니다.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소리는 분명히 노래소리였습니다. 뭣에 홀린 오토바이를 끌고 노래소리가 들려오는 산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참으로 들어가보니 산족들이 모여사는 작은 동네가 나왔습니다. 짐승도 못살 같이 형편없어보이는 오두막이 10여채 모여있는 산골동네 였습니다. 노래소리는 촌장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오두막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노래 소리가 다름아닌 한국말 찬양이었던 겁니다. 깊은 산속에서 한국말로 찬양을 들을 잇다니, 너무 감동된 선교사님은 외진 곳까지 찾아와 복음을 전한 선교사님을 만나 교제를 나누기 위해 오두막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두막은 산족으로 꽉찼습니다. 숫자를 보니 주변 마을에서도 함께 모인 것같았습니다. 그들이 찬양하라 내영혼아, 그리고 우리에게 향하신 찬송을 한국말로 열심히 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찬양을 인도하는 사람을 보니 자신이 찾던 처녀였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자기 때문에 죽은 알았던 처녀가 살아 있으니 감사한 겁니다. 찬양이 끝나자 처녀가 선교사님께 다가와 여기까지  일이시냐고 물었습니다. “의료팀이 온단다. 그러니 수술을 받으러 가자.”

 

선교사님이 거져온 소식에 기뻐할 알앗는데, 처녀의 다음 반응이 의외였습니다.

이들을 두고 없어요. 그날 선교 센터에서 쫓겨난 ,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서 북쪽 산간 지방으로 향햇어요. 산속에서 조용히 삶을 끝내고 싶은 마음 뿐이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이들 산족을 만난 거예요. 갑자기 센터에서 배웠던 예수님이 생각나면서 이들의 영혼이 불쌍하게 생각되었어요. 아무 소망도 없이 살아가는 이들의 고단한 삶이 제게 거룩한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이들에게 제가 아는 예수님을 전했어요. 그리고 센터에서 배운 찬양도 가르쳐주었어요. 그러자 점점 많은 산족들이 모여오게 되었고, 이렇게 매일 예배를 드리게 되었어요. 이제 수술 필요 없어요. 이들과 함께 예수님을 나누고 그분을 찬양하며 평생을 보내고 싶어요.”

 

선교사님은 그때서야 처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은혜와 기쁨으로 충만한 얼굴이었습니다. 마치 천사의 얼굴을 대하는 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