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의 위대한 고백

 

바울은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을 세 개의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첫째 선한 싸움을 싸웠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기 위해서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쏟아부었다는 말입니다.

둘째 달려갈 길을 마쳤다. 수많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감당했다는 겁니다.

셋째 믿음을 지켰다. 이 땅을 떠나 낙원에 가면 예수님을 만날 것과 주님으로부터 의의 면류관을 받게 될 것을 믿었고, 이 믿음 때문에, 그 날을 사모하며, 선한 싸움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마르틴 루터가 바울과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507년전 10월 31일, 루터는 자신이 목회하는 비텐부르크 교회 앞에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는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붙였고, 이 사건이 종교 개혁의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반박문을 보면, 루터의 불같이 뜨거운 신앙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하나님께서 왜 루터를 교회 개혁의 도구로 사용하셨는지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몇 개 조항을 함께 보겠습니다.     

 

6항. 교황은 어떤 죄도 용서할 권한이 없고 다만 하나님께서 용서하셨음을 선포하거나 보증할 따름이다. 교황의 권한을 넘는 죄는 교황의 용서로 사해지지 않는다. 
21항. 그러므로 교황의 면죄부만 가지면 모든 형벌에서 해방되고 구원 받게 된다고 전하는 면죄부 설교자들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32항. 면죄부 때문에 자기가 구원받았음을 확신하는 자들은 그렇게 가르치는 자들과 함께 영원한 저주를 받게 될 것이다.  
43항.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이 면죄부를 사는 것보다 훨씬 선한 일임을 성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51항. 교황은 면죄부 판매자들에게 돈을 갈취 당한 사람들에게 사재를 털어서라도, 필요하다면 베드로 성당을 팔아서라도 그 갈취 당한 돈을 돌려주어야 하며 그것이 교황의 의무임을 선포해야 한다.
86항. 이 질문에 대답해보라. “오늘날 최고의 부자 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가진 교황이 왜 자기 돈이 아닌 가난한 성도들의 호주머니 돈으로 베드로 성당을 지으려고 하는가?”
87항. 이 질문에도 대답해보라. “이미 전적인 회개를 통해 완전한 구속과 축복을 받은 이들에게 교황은 또 무엇을 용서하고 무엇을 축복하겠다는 것인가?”

 

루터는 반박문을 통해 교황과 카톨릭 교회 리더들에게 선전포고를 한 겁니다. 오직 하나님과 성경의 진리만 믿고, 거대한 권력에 도전한 겁니다. 그러니 그의 삶은 참 힘들었을 겁니다. 설득과 협박으로도 루터의 신앙을 꺾지 못하자, 카톨릭 교회는 루터의 법적 보호권을 박탈하고 말았습니다. 누가 루터를 죽여도 죄가 되질 않는 겁니다. 그런 박해 속에서도 루터는 성경의 진리를 수호하는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교회가 이렇게까지 타락한 이유가, 교회 지도자들이 성경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루터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합니다. 그가 번역한 성경과 그가 쓴 95개 조항의 반박문, 그리고 설교문은 때마침 발달된 인쇄술에 힘입어 독일과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종교 개혁의 불길을 더 뜨겁게 지피는 연료가 되었습니다.

루터는 이 외롭고 힘든 싸움을 어떻게 끝까지 감당할 수 있었을까요? 하나님께서 복음을 통해 약속한 천국과 영원한 생명 그리고 성령님을 굳게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 믿음이 그를 주님 주신 선한 싸움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주님의 용사로 세워준 겁니다.  

 

우리도 구원의 확신 위에서 천국을 사모하며 주님께서 주신 소명을 끝까지 잘 감당해서 주님께서 준비해두신 의의 면류관을 받는 복된 자가 다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