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특별한 이유
교회는 세상의 어떤 모임과도 구별되는 아주 특별한 공동체입니다. 골로새서 4장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교회를 특별한 공동체로 만들어 주는 DNA 두 가지를 보여줍니다.
두기고와 아리스다고의 삶에서 첫번째 DNA를 발견하게 됩니다.
두기고는 전령의 역할을 감당한 인물입니다. 예루살렘 교회에 헌금을 전달하는 일, 교회와 핵심 일군들에게 편지를 전하는 일은 아주 중요한 사명이었습니다. 동시에 아주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장거리 여행은 아주 위험했습니다. 육로에는 강도의 위협이, 해상에는 풍랑의 위협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기 때문입니다. 디도서와 디모데후서를 전할 때는 시기적으로도 아주 위험한 때였습니다. 로마 대 화재 사건이 일어나 교회와 성도들이 심한 박해를 받던 시기여서, 이런 때 복음의 내용을 담고 있는 바울의 편지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는 건 그야말로 큰 모험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기고는 주어진 소명을 하나님의 뜻으로 믿고 순종했으며, 맡은 일을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한편 아리스다고는 바울과 끝까지 함께 하면서, 바울과 동역한 사람이었습니다. 바울이 에베소에서의 선교를 마무리하던 때, 아데미 신전 때문에 먹고 살던 장인들이 바울과 교회에 대적해서 데모를 벌입니다. 이때 아리스다고는 데모하는 군중에게 바울 대신 붙잡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시련을 당한 후 그는 오히려 바울과 끝까지 함께 하기로 결심합니다. 그의 사역을 돕는 것이 주님께서 주신 소명이라고 굳게 믿은 겁니다. 아리스다고는 바울이 사슬에 묶여 로마 행 배를 탈 때도 함께 있었고, 바울이 로마 감옥에 갇힐 때도 자원해서 함께 갇혔습니다. 그런 아리스다고를 바울은 나와 함께 갇힌 자, 나의 동역자라고 소개합니다.
교회가 특별한 첫번째 이유는 주님께서 주신 소명이라면 그 소명을 이루기 위해 어떤 장애물 앞에서도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달려가는 DNA 때문입니다.
오네시모와 마가의 삶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오네시모는 주인 빌레몬에게 죄를 짓고 도망한 종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로마 감옥에 갇힌 바울을 찾아가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바울이 인정하는 일군으로 성장합니다. 이때 바울은 오네시모를 먼저 전 주인 빌레몬에게 보냅니다. 오네시모가 빌레몬에게 자기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함으로 둘 사이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겁니다. 바울의 진심이 담긴 편지를 받고 빌레몬은 오네시모를 용서합니다. 이 용서와 화해의 사건은 초대 교회가 하나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한편 마가는 바울과의 관계에서 아픈 경험이 있는 인물입니다. 1차 선교 때, 바울과 바나바를 따라 갔다가 힘들다는 이유로 중도에 하차한 적이 있고, 이 사건은 바울과 바나바가 심히 다투게 되는 빌미가 됩니다. 2차 선교를 준비할 때, 바울은 마가를 데려갈 수 없다고 주장했고, 바나바는 이제 변했으니 다시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크게 다툰 두 사람은 결국 각자 팀을 따로 꾸려서 선교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선교의 두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바울과 바나바가 이대로 헤어져 화해하지 않았다면, 초대 교회는 분열의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그런데 바울의 서신서를 보면 이 세 사람의 관계가 회복되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빌레몬서에서는 마가를 자신의 동역자로, 디모데 후서에서는 자기에게 유익한 자라고 소개합니다. 이들의 화해와 연합은 초대 교회 전체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교회가 특별한 두번째 이유는 사랑과 용서를 통해 하나됨을 이루어가는 DNA 때문입니다.
모든 교회들이 이 두 개의 DNA를 온전히 갖춘 특별한 공동체로 성장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