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의자에서

친구야 반갑다

채우미 2014. 7. 11. 10:54


한국에서 친구(대학)와 두 딸이 방문했습니다. 이곳 학회에 오면서 딸들도 데리고 온 겁니다. 


일년 만에 보는 친구도 반가왔지만 13년만에 두 딸을 보는 기쁨도 컸습니다. 일리노이 남쪽에서 늦깍기로 박사 학위 과정을 마치고 서울의 한 대학에 인터뷰 보러 갈 때 온 식구가 들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딸들을 보았으니...그때가 13년 전이었으니...나도 녀석들 얼굴을 잘 몰라보았고 녀석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큰 딸이 미국 유학을 계획 중이라 시간을 내어 이 지역 대학들을 방문할 계획이랍니다. 그러니까 다목적을 지니고 이곳을 방문한 겁니다.


친구하고는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유붕자원방래 불역열호(친구가 먼곳으로부터 방문하니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라는 옛 성현의 말이 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줍니다.  


오늘은 근처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반즈 앤 노블 서점을 들렀습니다. 친구가 말했습니다. "내 두 딸이 그러네, 아빠 참 좋은 친구 두었다고." "그럼, 대학교 때 아빠와 이 아저씨가 얼마나 친했는데." 하고 말하자 곁에 있던 아내가 그 말을 이어 받았습니다. "너희 아빠는 우리가 처음 만날 때부터 곁에 있던 사람이란다." 진짜 그랬습니다. 제가 아내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 분명 이 친구도 있었습니다. 상쾌한 날씨, 좋은 친구 그리고 가족...기억에 오래남을 저녁 시간이었습니다.


친구와 보내는 시간으론 일주일이 너무 짧다는 생각뿐입니다. 


친구야 내년에 서울에서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