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은 영성 주유소
성탄절에는 각자 자신에게 일어난 성탄의 사건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탄의 때’란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믿고 영접한 바로 그 순간을 말합니다. 그 ‘성탄의 사건’ 때 경험한 영적 소동을 기억해보는 것이 스스로에게 영적 유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신앙의 권태기를 지나고 있는 성도라면, 성탄의 순간에 경험한 감동을 돌아보는 동안 어느 새 회복되어 있는 자신의 영성을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 성경 속 인물 몇 몇을 만나볼까 합니다.
먼저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볼까요? 우물가에서 주님과 대화하는 동안 얼어붙었던 여인의 마음이 차츰 녹기 시작했습니다. “너에게는 진짜 남편이 없구나” 라고 말씀하셨을 때, 여인은 주님을 선지자로 생각하게 되었고, 예배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메시아시라는 걸 믿게 됩니다. 여인의 삶에 성탄이 이루어진 겁니다. 예수님을 믿게 된 여인은 물동이를 우물가에 버려 둔 채 마을로 뛰어들어갔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러 온 지도 까맣게 잊고 만 겁니다. 여인은 남자 문제로 마을에서 따돌림 받고 있었는데, 자신의 그런 처지도 잊고 자기가 만난 메시아를 모두에게 알리기 위해 뛰어간 겁니다. 메시아가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온 순간, 신비함, 경외심, 감동, 흥분 이런 감정들이 뒤섞여 여인의 가슴은 터질 것 같았던 겁니다. 이후 여인은 성탄의 순간을 기억할 때마다 이 경이로움이 자신을 휘저어 놓는 체험을 했을 겁니다.
다음 인물은 안드레입니다. 안드레는 침례 요한의 제자였습니다. 안드레가 침례 요한의 제자가 된 건, 그가 전한 메시지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의 메시지 대부분이 곧 오실 메시아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침례 요한 곁에만 있으면, 메시아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메시아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침례 요한이 예수님을 보고 “저분이 바로 하나님의 어린 양이시다.” 라고 증거하자, 안드레는 그 즉시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과연 이분이 메시아인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메시아를 향한 안드레의 마음은 이처럼 뜨겁고 간절했던 겁니다. 안드레는 긴 대화를 통해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을 깨닫고 믿게 됩니다. 안드레의 삶에 성탄이 일어난 겁니다. 소망이 이뤄진 겁니다. 안드레는 곧장 형 베드로에게 달려가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이후 성탄의 사건을 기억할 때마다 자신의 심장이 기쁨으로 쿵쾅대는 걸 생생하게 느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만나볼 인물은 군대 귀신 들렸던 이방인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 그의 삶은 최악이라는 말도 부족할 정도로 비참했습니다. 악한 영들에 점령당한 그는 사랑하는 친지들의 곁을 떠나 무덤들 사이에서 홀로 외롭게 지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찾아오셔서 그를 군대 귀신으로부터 해방시켜주신 겁니다. 성탄이 일어난 겁니다. 구원받은 후, 이방인은 주님께서 그에게 행하신 일을 전하라는 말씀을 듣고, 갈릴리의 약 두 배나 되는 데가볼리 전체를 다니면서 예수님을 전했습니다. 자신에게 베푸신 주님의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 주님의 말씀을 소명으로 삼고, 그 소명을 이루기 위해 헌신한 겁니다. 성탄 이후 이방인의 삶은 감사로 가득했던 겁니다.
성경 속 인물들을 만나는 동안, 예수님을 만났던 때가 생각 나서 가슴이 쿵쿵 뛰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성탄으로의 시간 여행이 필요한 겁니다. 성탄의 순간은 자신의 영적 연료통을 경이로움과 기쁨과 감사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영성 주유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