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에 빠질 때
시편 119편을 노래한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주제로 삼아 8절씩 22개의 연으로 이루어진 아주 긴 호흡의 찬양을 하나님께 드립니다.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이 중 몇 개의 연을 택해 함께 묵상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119편 41절에서 48절의 말씀을 묵상합니다.
시편 기자는 이 부분을 노래하면서,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에 빠질 때 어떤 신비한 일이 일어나는지,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여주듯이 연출해내고 있습니다.
시편 기자는 47절과 48절의 첫 부분을 아예 “나의 사랑하는 바 주의 계명”이라고 시작합니다. 그런 후, 자신이 얼마나 말씀을 사랑하는지 삶으로 직접 증명합니다. 47절에서는 말씀을 즐거워한다고, 48절에서는 그 말씀을 묵상한다고 노래합니다. 두 표현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묵상한다는 말은 짐승이 자신의 먹이를 소리내서 맛있게 먹는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먹이를 씹는 입이 즐겁고, 점점 불러가는 배가 즐거운 겁니다. 시편 기자는 ‘즐거움’, ‘묵상’ 이 두 단어를 사용해서, 하나님 말씀을 사랑하는 자신의 태도를 안성맞춤으로 그려내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48절에 흥미로운 표현이 등장합니다. “손을 들고” 입니다. 하나님 말씀에 손을 든다는 건,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말씀을 기도 제목으로 바꾸어서 기도한다는 겁니다. 41절에서는 무엇을 구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하나님의 인자(사랑)과 구원입니다. 그리고 42절 말씀을 통해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서 자신이 읽고 묵상한 말씀대로 응답해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시편 기자의 고백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우리도 악한 영의 세력들과 영적 전쟁을 하는 동안 힘들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가장 좋은 길을 시편 기자가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 말씀을 펼쳐 읽고 묵상하면서 답을 찾으라는 겁니다. 발견한 말씀의 답을 믿고 기도하라는 겁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말씀대로 역사하신다는 겁니다.
시편 기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 말씀과 사랑에 빠져 즐거움으로 묵상하고, 또한 그 말씀대로 기도한 결과 응답을 체험하게 될 때, 성도들의 신앙에 일어나는 변화를 영상처럼 보여줍니다.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철저하게 믿고 의지하는 삶으로 변합니다(42절). 기도를 통해 하나님 말씀이 그대로 이뤄지는 걸 직접 체험했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더 사모하게 되고 더 간절히 찾게 됩니다(43, 44절).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는 것보다 더 신나고 멋진 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말씀 묵상이 바로 하나님을 체험하는 길임을 알았으니 하나님 말씀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겁니다.
또한 하나님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이 가벼워집니다(45절). 신앙 생활을 막 시작한 성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큰 바위처럼 부담스럽게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신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성령님께서 우리 안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 지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앙이 깊어지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세상에 가득한 혼돈과 공허와 절망 속에서 자신을 진리와 생명의 길로 인도하는 등불이라는 걸 발견하고, 또한 성령님께서 말씀대로 살 수 있도록 항상 돕고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이 점점 더 즐거워지고 가벼워지는 겁니다. 한 마디로 영성이 깊어지는 겁니다.
우리 모두 날이 갈수록 하나님의 말씀과 점점 더 깊은 사랑에 빠지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