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주간 다섯째 날: 수난의 도구

마태 수난곡의 작사자는 크리스찬 헨리히라는 시인입니다. 그러나 시인 혼자 작사하지 않았습니다. 한절 한절을 쓸 때마다 바흐와 상의를 해야 했습니다. 바흐는 헨리히가 예수님의 수난에 대한 자신의 묵상과 또한 곡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하고 가사를 쓸 수 있도록, 그와 진지하게 대화했습니다. 그리고 성경을 인용할 때는 철저히 마르틴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마태의 수난곡 가사가 완성된 겁니다. 후대 비평가들이 헨리히가 남겨 놓은 글들을 평가하면서, “그가 쓴 시 중 최고는 작품은 마태의 수난곡을 위해 쓴 가사다.” 바흐의 예수님을 향한 깊은 사랑이 시인의 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겁니다.
이렇게 작곡된 ‘마태의 수난곡’ 중 오늘은 빌라도의 판결 부분을 읽고 묵상하면서 ‘수난의 도구’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어제부터 오늘 말씀까지, 예수님께서 잡히시고 십자가 처형의 자리에 넘겨지는 전 과정을 다시 묵상하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과정에 분명히 사단이 개입해서 장난을 쳤을 텐데, 도대체 사단은 무엇을 도구로 삼아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었을까?”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선 모든 것을 합해 선을 이루시는 분인데, 사단의 계략을 어떻게 선으로 바꾸셨을까?” 이 질문을 가지고 기도하고 묵상을 하는 중,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수난의 자리로 밀어 넣기 위해 사단이 사용한 도구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인간의 죄성이었습니다.
먼저 사단은 인간의 교만을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예수님께선 사역을 하시는 동안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반복해서 선포하셨고, 많은 기적을 행하셔서 이 사실의 표적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리고 장로들의 유전과 전통을 하나님의 말씀 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유대교 리더들의 잘못을 드러내 보여주시고, 진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자기들의 신앙이 맞고 최고라는 생각에 갇힌 리더들은 그 교만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특히 주님께서 주신 안식일에 대한 가르침이 그들의 마음에 걸렸습니다. “나는 안식일의 주인이다. 그러니 나의 가르침을 따르라.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임을 알라. 그러니 안식일에도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라.” 자기들이 믿는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주님을 죽일 공모를 시작한 겁니다.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유대교 리더에게 넘긴 배후에도 교만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메시아’에 대한 자기 생각이 맞다고 우긴 겁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메시아는 십자가에 못박히는 연약한 분이 아니라, 하늘의 권능을 가지고 온 땅을 정복하고 정치적으로 통치하는 분이어야 한다고 믿은 겁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권능으로 기적을 행할 때는 열심히 따르다가, 주님께서 수난을 예고하면서부터 마음이 멀어진 겁니다. 결국 자기가 주님 보다 옳다고 생각하는 교만이 유다를 등돌리게 만든 겁니다. 사단은 그들의 교만을 이용해서 아주 쉽게 자기들의 뜻을 이룰 수 있었던 겁니다.
사단이 사용한 또 하나의 도구는 인간의 정의롭지 못한 마음입니다. 빌라도가 그랬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으로부터 죄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풀어주어야 하는 것이 정의입니다. 그런데 민란이 날 것을 두려워한 빌라도는, 유대교 리더들의 요청 사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요구를 들어주고 말았습니다. 죄성으로 가득한 인간이 정의, 공의를 실천하는 것이 참 어려운 겁니다. 사단은 이걸 사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쉽게 이룬 겁니다.
첫번째 교훈은 내 힘과 지혜만로는 의의 길을 완벽하게 갈 수 없다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새언약으로 “내 법을 내 마음에 두고 내 가슴에 새기겠다.”는 내용을 첫번째로 주신 이유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하나님의 약속 대로 우리 믿음의 성도들에게 성령님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러니 성령충만한 삶을 통해 사단의 시험과 유혹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하나님께선 사단의 계략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습니다. 수난 자체를 도구로 삼아 당신의 뜻을 이루신 겁니다. 먼저 모든 심판의 과정을 통해 이제 곧 화목 제물이 될 아들 예수가 죄와 흠이 전혀 없는 완벽한 제물이라는 걸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십자가 희생을 통해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선 아들을 죽이려는 사단의 계략을 통해 우리들에게 우주에서 가장 귀한 구원의 선물을 주신 겁니다. 하나님께선 이처럼 모든 걸, 이븐 사단의 계략까지도 합하여 선하신 뜻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에 삶을 맡기고 오직 감사하며 살아가는 모두가 되길 축원합니다.
바흐는 마태의 수난곡을 통해 이렇게 고백합니다.
“사랑~~으로 주 우리 위해 죽으시도다(×2) 오 허물과 티가 없으나 오! 오! 우리위해 죽으시도다 내 영혼 영원히 살리시려 심판받으신 그 슬픈 날을 잊지 않으리 사랑으로 우리위해 죽으시도다 주 우리위해 죽으시도가 오 허물과 티가 없으나, 오! 주 우리위해 죽으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