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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잘 건너기: 순종으로(민수기 9:15-23)

채우미 2022. 1. 4. 23:47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꿔 놓은 세상은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지금까지 이 바이러스에 걸려 고생한 사람 수만 3억에 가깝고, 그중 5.4M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바이러스의 변이종들 때문에 사상자의 수는 줄어들 줄을 모릅니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겪는 고통도 만만치 않습니다. 물론 교회도 여러가지 면에서, 특히 영적인 면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지금의 상황은 마치 광야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2022년을 시작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40년 광야 체험기를 묵상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체험을 통해 이 시대를 어떻게 하면 잘 건널 수 있는지, 그 지혜를 얻기 위해섭니다.     

 

모세를 빼면, 광야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아주 낯선 장소였습니다. 애굽 군인을 살해하고 미디안으로 도망한 모세는, 그곳에서 40년 동안 광야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애굽의 종으로 묶여 살면서, 매일매일 할당된 양의 벽돌을 만들어 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다른 지역을 여행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백성들은 처음 보는 광야 앞에서 두려움과 망막함을 느꼈을 겁니다. 시내산에서 보낸 1년의 시간도 끝났고, 이젠 광야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가다가 어디에서 쉬어야 할지, 과연 식량과 마실 물은 문제없는 건지 등등 궁금하고 염려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니, 하나님께서 백성들의 고민을 아주 많이 덜어주셨습니다. 성막이 완성되었을 때 성막을 가득 채웠던 구름을 통해 백성들을 인도해주신 겁니다. 백성들은 구름 기둥이 인도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서 이동하고, 구름이 멈추면 자기들도 행진을 멈추고 그곳에 장막을 치면 됩니다. 구름 기둥은 길만 인도하지 않았습니다. 낮에는 광야의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었고, 밤에는 불기둥이 되어 광야의 냉기로부터 보호해주었습니다. 구름 기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요단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러니까 구름이 인도하는 대로 순종해 따라가기만 하면 무사히 광야를 건널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불만을 품기도 했습니다. 민수기 21장을 보니 구름 기둥을 따라 가나안 땅으로 깊숙이 들어갔던 백성들이 다시 구름 기둥의 움직임을 따라 광야 쪽으로 나와야 했습니다. 그러자 백성들이 불평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때가 마침 광야 생활 40년째라 가나안 땅에 깊숙이 들어가자 백성들은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광야의 삶을 끝내고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구나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다시 광야 쪽으로 인도하자 불만이 터진 겁니다. 자기 판단이 들어가자 문제가 생긴 겁니다. 식물도 없고 물도 없는 이 광야에서 우리를 죽이고자 하는가, 우리는 이 만나도 먹기 싫다. 백성들의 불순종과 불평을 보신 하나님께선 불뱀을 보내 그들을 심판하십니다. 모세의 중보 기도를 듣고 진노를 푸신 하나님께선 불뱀에게 물린 자들이 살아날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놋뱀을 만들어 장대에 달아 높이 쳐들고, 그 놋뱀을 보게 하라.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바라보는 자는 살아날 것이다. 이 순종의 치유법을 통해 광야에서는 순종만이 살 길이라는 진리를 백성들의 마음에 뚜렷하게 새겨주신 겁니다.  

이스라엘의 광야 체험기에서 얻는 첫번째 지혜는 순종입니다. 전혀 새롭지 않은 지혜라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선 이 순종이라는 아주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신앙의 요소를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성숙한 신앙이란 어떤 상황을 만나든지 기본과 본질에 충실하는 것이다.”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도 이 땅에서 그렇게 사셨습니다. 우리와 같은 몸을 입고 30여년을 사신 공생애 기간은 주님께 광야와도 같은 삶이었을 겁니다. 주님께선 이 광야의 삶을 순종으로 건너가신 겁니다. 요한복음 5장에서 주님은 이렇게 고백하십니다. “아들이 아버지의 하시는 일을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다. 아버지께서 행하시는 그것을 아들도 똑같이 행한다.” 그리고 주님은 실제로 그렇게 광야의 삶을 사셨습니다. 40일 광야 시험 중에는,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고 하시며,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것을 고백하셨습니다. 또한 매일 새벽 미명에 한적한 곳에 가 하나님과 교제하며 아버지의 뜻을 물었습니다. 십자가 수난을 앞에서도, 주님은 모든 시험과 유혹을 이기고 아버지 뜻에 순종하기 위해 3번이나 기도하셨습니다. 그 순종으로 주님은 공생애를 완벽하게 마치셨습니다. 주님께선 우리 제자들에게도 순종을 강조하십니다. 제자의 길을 너를 부인하고 너에게 주신 소명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신 겁니다.

 

우리도 2022년이라는 낯선 광야의 삶을 순종으로 출발해서 순종으로 마무리하길 바랍니다. 순종은 실천이 어렵지 그 길은 간단합니다. 매일 아침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그날 마음에 담아 주신 말씀 대로 살면 됩니다. 주님처럼 매일 기도로 시작하고, 그 기도 중에 깨닫게 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면 됩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그대로 따르면 됩니다. 우리 모두 순종함으로 2022년의 광야를 잘 건너게 되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