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의자에서

강대국이라면...

채우미 2020. 6. 5. 09:36

지난 월요일 새벽 북쪽 지역의 K 집사님과 남쪽 지역의 J 형제님 가게가 데모를 빙자한 폭도들에 의해 다 털렸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백인 경찰의 냉혹한 행동에 "I Can't Breathe" 이 한 마디 남기고 떠난 George Floyd의 사망 소식 때문에 미국의 시간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폭도들의 소식을 들으면서 미국의 리더십에 큰 문제가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Floyd 문제가 일어난 이후의 리더십의 대응이 너무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데모하던 군중이 왜 폭도로 변했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특정 계층을 옹호하는듯한 발언, 코로나로 인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빈민 계층에 대한 무대책 등이 그들의 가슴을 응어리지게 했는데, 이번엔 공평과 정의를 부르짖는 데모를 자극하듯이 군부대 투입을 선언했으니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결과를 나은 겁니다. 백인 청년에 의한 총기 난사로 많은 희생자를 낸 흑인 교회의 장례식에서 Amazing Grace를 선창하며 흑인 계층의 영혼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던 오마바가 떠올랐습니다. 나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요즘 세계를 냉전으로 이끌어가는듯한 태도도 눈에 걸립니다. 중국을 상대로 이런저런 모양의 싸움을 걸면서, 세계를 니편 내편으로 나누는 모습이 위험해보이는 겁니다. 현재 돈의 흐름 때문이긴 하지만 전세계가 서로 이미 동의라도 한 것같이 각자의 역할을 감당하며 기계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장들이 중국으로 옮겨간 이유가 있는 겁니다. 중국이 미국의 곡물을 사야할 이유가 있듯이 미국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 제품을들을 사들여와야 할 이유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기득권을 유지하겠다고 무리하게 그 틀을 깨나가는 과정이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겁니다. 최근까지 세계는 Zero some 또는 All or Nothing 식의 게임 보다는 Win Win 식 게임를 선호해왔는데 그 흐름을 억지로 깨면서 자기가 최고임을 드러내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실 하나님 나라의 중심어는 평화입니다. 대중 앞에서 성경책을 흔들어대는 리더십이 되기 보다는, 성경의 정신을 따라 갈등 보다는 협력과 평화를 추구하는 머리와 가슴을 지닌 리더십이 되어야할 겁니다. 

 

세계에 대한 영향력도 마찬가지입니다. WHO의 자금을 중단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정부들어 벽을 높여대고 있는 이민 정책도 좋아 보이질 않습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다민족 국가 입니다. 다양한 민족이 이 땅에 들어와 나름대로 국익에 기여를 해왔습니다. 중남미인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백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3D 업종들을 그들이 도맡아 감당해왔습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식당에서 밥먹기 힘들고, 잘 세탁된 옷을 입기도 힘들었을 겁니다. 쓰레기가 어질러진 거리, 제대로 가꾸지 않아 엉망이 된 정원을 보며 지저분하고 복잡한 삶을 살아야했을 겁니다. 그러니 미국은 전세계에 이익을 나누고 기여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의 리더십은 자기 이익만 앞세우고 있는 겁니다. 미국은 선진국입니다. 그리고 초강대국입니다. 당연히 그에 걸맞는 책임이 따르는 겁니다. 그런데 그 책임감을 내려놓으면서 편협한 이기주의에 빠져 평범한 아니 초라한 국가로 전락해가고 있는 겁니다. 세계를 향해 뿜어대는 미국이 악취가 점점 독해집니다.   

 

K 집사님이 그러더군요. "오전이 되니 30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와서 만신창이가 된 가게들로 나뉘어 가서 복구 작업을 돕기 시작했어요. 우리 가게에도 와서 깨진 유리창에 판자를 덧대는 작업을 도와주었어요. 2-3 시간이 지나는 동안 얼마나 친절하게 또 열심히 일하던지...참 고마웠습니다. 갈 때는 맥도널드 햄버거와 바나나가 든 봉투를 주고 갔어요. 밤을 꼬박 새우는 동안 겪었던 좌절과 염려와 분노가 그들의 선행 때문에 눈녹듯이 사라지더군요." 국가의 리더십이 점점 기울어지고 있는 동안, 그나마 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신앙과 건강한 시민 정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이 땅에 하나님의 공평과 정의가 이뤄지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