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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이 육신이 되어

채우미 2019. 12. 28. 02:46




요한복음 1장 14절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로 시작합니다. 같은 절 바로 뒷부분에서 밝히고 있듯, 말씀은 곧 예수님이십니다. 성자 하나님께서 인간이 되어 이 땅에 오신 겁니다. 예수님은 성부 하나님 우편 보좌에서 절대의 권세를 가지고 절대의 시간을 누리며 우주 만물을 운영하시기만 하면 되는데, 그 영광스런 것들을 다 버리고, 피조물인 인간이 되어 상대적 시간이 흐르는 역사 속으로 직접 들어오신 겁니다. 도대체 왜 주님은 하늘 보좌로부터 이 땅에까지 이르는 그 아주아주 불편한 여행, 지극히 불편한 변신을 거부하지 않고 기꺼이 감당하신 걸까요? 질문을 좀 바꿔볼까요? 누구 때문에 그런 일을 행하신 걸까요? 바로 ‘나’ 때문입니다. ‘나’를 위해서 그 불편한 여행과 변신을 다 감수하신 겁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죽기 위해서’였습니다. 십자가에서 속죄와 화목의 제물로 죽으심으로 ‘나’를 죄와 사망의 감옥에서 구해내기 위해 오신 겁니다. 그러니까 “말씀이 육신이 되어”라는 말씀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담고 있는 겁니다. 

1932년 변호사이자 작곡가였던 로버트 맥김지는 뉴욕의 한 교회에서 Christmas Eve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수님 탄생을 기뻐하며 은혜로운 예배를 드린 후, 그는 벅찬 감동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집에 거의 다 왔을 때 문이 활짝 열린 술집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정신없이 놀고 있었습니다. 술집 근처 길 바닥은 취기를 이기지 못하고 널부러져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로버트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성탄절을 그저 파티하는 날로 알고 광란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너무 안타까웠던 겁니다. 집에 도착한 로버트는 자신의 아픈 마음을 시로 써내려갔습니다.    

사랑스러운 아기 예수여, 사람들이 주님을 구유에 태어나게 했어요/사랑스럽고 거룩한 아기 예수여, 사람들은 주님이 누구신 줄 모르네요/주님, 사람들은 당신이 우리를 구하려고, 우리의 죄를 씻기 위해 오신 걸 몰라요/우리의 눈이 멀어 볼 수가 없어서, 주님이 누구신 줄을 모릅니다. 

오래전 주님은 저 낮은 구유에서 태어나셨죠, 사랑스런 아기 예수여/세상은 주님을 막 대하고, 내게도 그렇게 대합니다/그러나 이 세상은 원래 그렇게 돌아가고 있어요/주님이 누구신 줄을 모를 정도로.  

주님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씀해주셨죠/죽어가실 때 조차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셨어요/그러나 우리에겐 올바로 사는 일이 불가능해보입니다.

보세요, 우리가 주님을 어떻게 대했는지를./하지만 주님, 제발 우리를 용서해주세요. 주님을 몰랐던 우리들을. 

로버트는 자신의 시에 곡을 입히기 시작했고, 1934년 흑인 영가 풍의 곡 “Sweet Little Jesus Boy”를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귀에 익은 성탄송이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유명한 가수들, Mahalia Jackson, Andy Williams, Ann Murray, Kenny Rogers 등이 불러서 많이 알려진 곡입니다.

9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로버트가 마음 아파했던 풍경들이 우리 주변에 넘쳐납니다. 마치 성탄절이 유흥과 상권을 부추기고 돕는 날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믿음의 성도들에게 성탄절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부어주신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를 회복하는 귀하고 복된 날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