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의자에서

아날로그는 향수다

채우미 2014. 5. 21. 02:34


저널을 쓸 때 사용하는 노트와 펜입니다. 

아직도 아날로그 세대라 새벽 설교를 준비할 땐 

항상 저 'LAMY'라고 하는 만년필을 사용합니다.

또 토막 생각이 떠오르면 저 노트를 펴서 적어두곤 합니다.


그런데 요즘 노트와 펜을 사용하는 빈도가 점점 줄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P.C.가 편해졌기 때문입니다.

써내려가다 틀린 문장이 발견되면 

커서로 지우고 다시 쓰면 됩니다.

문장 순서가 바뀐 경우엔 컷&패이스트로 처리하면 됩니다.

다 쓰고 검토하는 중 오타를 발견해도 

수정 과정은 정말 간단합니다.

그렇다고 지저분해지지도 않습니다. 

이런 편리성 때문에 

노트와 펜의 사용 빈도가 점점 떨어지는 겁니다.


그래도 아날로그적 기록의 재미를 아주 포기할 순 없습니다.

그들을 쥐고 펼칠 때마다 추억들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만년필을 쥐면 

중학교 시절 교문 앞에서 각종 만년필을 좌판에 깔아놓고

어린 학생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던 노점상 아저씨가 생각납니다.

노트를 펼치면 

덜 여문 사색의 결과들을 끄적이며 고개를 주억거리고

시 한 줄 적어보겠다고 끙끙거리던  학창 시절이 생각납니다. 


이 나이쯤 되니 향수심 때문에 아날로그식 삶을 고집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