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묵상 다섯 요한복음 19:30-42
12제자 중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까지의 장면을 직접 지켜본 건 요한 뿐입니다. 그래서 요한은 주님 수난의 과정을 다른 복음서 보다 더 디테일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내용이 31절부터 34절까지의 말씀 입니다. 유대교 지도자들은 신명기 21장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 십자가 처형을 당한 예수님과 죄수들의 다리를 꺾어서라도 숨을 끊어 십자가에서 치워달라고 부탁합니다. 신명기 21장의 계명 때문입니다. 이 계명에 따르면 죄수를 죽여 나무에 달아두었을 때는 당일에 치워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더럽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음날은 유월절을 지키는 안식일이기도 합니다. 거룩한 성일을 망치고 싶지 않은 유대교 지도자들은 더 강하게 요청했던 것 같습니다. 빌라도는 그들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총독의 명령을 받은 군병들은 아직 숨이 붙어있는 강도들은 다리를 꺾었고, 이미 숨을 거두신 예수님은 옆구리에 창을 찔러넣어 운명하신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때 곁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요한은 주님의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쏟아져 나오는 걸 목격한 겁니다. 예수님 사망 진단서와 같은 요한의 이 기록은 매우 중요합니다. 죽음이 있어야 부활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한 당시에는 부활을 부인하는 기독교 분파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신성을 너무 강조한 결과 인간의 몸으로 오신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선 거룩하지 못한 인간의 몸을 절대 입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십자가 사건도 다 환상일 뿐이라고 주장했고, 그래서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부활도 부인했습니다. 이외에도 부활을 허무맹랑한 거짓으로 여기는 세력들은 지금까지 아주 많이 존재해왔습니다. 그들이 가장 먼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예수님의 죽음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날 죽지 않으셨다는 겁니다. 죽은 것처럼 보이는 예수님을 데려다가 제자들이 치료해서 살아났다는 겁니다. 그래놓고는 부활했다고 거짓말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주님 십자가 수난을 다 지켜본 요한은, 주님은 그날 십자가에서 분명히 죽임당하셨다고 증거하고 있는 겁니다. 고린도전서 15장, 부활장에서 바울은 우리가 전해야 할 복음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해 죽임 당하시고, 장사 지낸바 되었다가 성경대로 사흘만에 살아나셨다.” 이 분명한 진리를 어떤 상황에서도 누구 앞에서도 흔들임없이 증거할 수 있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축원합니다.
38절-42절 말씀에서 예수님의 시신을 처리하는 사람들이 우리들에게 큰 영적 도전을 줍니다. 복음서의 기록에 따르면 두 사람 다 공회원입니다. 공회원은 유대교의 최고 지도자들 입니다. 이들은 바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처형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 그룹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등장한 아리마대 사람 요셉과 니고데모가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었다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제자들도 두려워서 외면하고 있는 예수님의 시신을 왜 수습하려고 하는 건지 얼핏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본문은 요셉을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그동안 유대인들이 두려워 그 사실을 숨겨왔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라는 걸 드러내는 순간 아리마대는 누리고 있던 리더의 지위를 다 박탈 당하고 사회적으로도 아주 곤란한 처지에 놓이고 말았을 겁니다. 그래서 그것이 두려워 은밀하게 예수님을 따르고 지원해온 겁니다. 그런 입장이라면, 하나님 나라 운동의 주역이셨던 예수님이 돌아가셨으니, 제자였다는 사실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원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가야 자연스러울 것 같지 않아요? 그런데 가장 어려운 때에 나타나 자신이 예수님의 제자라는 걸 공공연히 노출하고 있는 겁니다. 요셉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이 메시야라는 걸 확실히 믿게 된 겁니다.
니고데모는 어떻습니까? 그는 요한복음에 3번 등장합니다. 요한복음 3장에서 밤에 몰래 예수님을 찾아와 구원에 대한 명강의를 듣고 간 인물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주님께서 그에게 복음의 핵심을 들려주신 겁니다. 다음엔 7장에서 등장하는데, 공회원들이 예수님을 잡으려할 때, 소극적이지만 예수님을 옹호함으로 그의 마음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에는 아예 자기가 예수님을 따르는 자임을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니고데모도 아리마대 요셉처럼 십자가 사건을 보고서, 예수님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메시야이심을 확실하게 깨닫게 된 겁니다.
사실 구약에 정통한 유대교 지도자들이라면, 아리마대와 니고데모처럼 예수님께서 메시야이심을 믿고 고백해야 합니다. 구약에는 메시야에 대한 예언이 넘쳐나는데, 예수님께서 그 예언들을 다 이루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말씀이 바로 시편 22편과 이사야 53장의 말씀입니다. 이중 이사야 53장 말씀을 1절부터 9절까지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그래서 이 두사람은 자신이 현재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독생자를 통해 주실 구원, 즉 영생을 누리기 위해, 자신이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제자임을 만천하에 선포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다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사람들입니다. 아멘? 이젠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의 제자로서 주님 제자답게 살아가며, 그 삶을 통해 주님께서 맡겨주신 소명 즉 복음 전하는 일에 충성하는 하나님 자녀들이 다 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