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숲

아날로그를 책임지다

채우미 2018. 10. 16. 05:46






Vintage 기기들은 다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 속 가라드 턴테이블도 그렇습니다.


옛날 8년 정도 살던 동네로 차를 몰아갔습니다.

그곳을 떠난지 역시 8년 정도 되었지만 풍경은 여전했습니다.

겨우 2, 30분 정도 떨어진 곳인데 참 오랫동안 오지 못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 초인종을 누르니 조금 야위어 보이는 주인이 나왔습니다.

안내한 작업실에 들어가보니 빈티지 타입 기기들로 가득했습니다.

턴테이블이 가장 많았는데 마란쯔 브랜드가 제일 많더군요.

그런데 그 곁에 이 녀석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가라드 중 유명한 모델은 아니어서 낯설었지만 그냥 느낌이 좋았습니다. 

갈 때는 마란쯔 모델을 사려고 갔는데...소리를 들어보고 마음이 변하고 말았습니다.

원래 사려고 했던 모델과 비교 청음을 하는데

저음과 중음이 풍성하고 힘있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주인의 설명을 들어보니 원래 사려고 했던 모델은 벨트 타입이고 

이 녀석은 아이들러와 벨트가 같이 적용된 하이브리드 타입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메인 기기에 연결해서 들어보니 훨씬 좋은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녀석에 대해 알기 위해 이곳저곳을 서치해보니 제법 평이 좋은 모델이었습니다. 

그러나 상태 좋은 모델은 드물었습니다. 

장터에 나와 있는 것들은 대부분이 망가져서 그냥 부품용으로 파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좋은 가격에 참으로 상태 좋은 친구를 만났으니...아주 기뻤습니다.


지금도 음악을 들으며 말씀을 묵상하고 책을 읽을 때 60%는 이 녀석이 책임을 집니다.


녀석의 이름은 가라드 990B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