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의자에서

뭉클한 이야기 75

채우미 2025. 6. 7. 08:29

 

 

바흐는 평생 경건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음악을 하나님께서 예배를 위해 인간에게 허락하신 또 하나의 언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음악으로 전하는 자신의 소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 바흐는 평생 성경을 부지런히 읽고 묵상했으며, 주님께서 주신 깨달음을 잊지 않기 위해 성경의 여백에 적어두었습니다. 그 결과 바흐가 작곡한 음악은 대부분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이었습니다. 바흐는 작곡할 때도, 첫 악보 맨 위 여백에 예수님 도와주세요 라는 뜻의 “Jesu Juva”의 약자, “J.J.”라고 적어 기도로 시작했고, 곡이 끝나면 마지막 페이지의 여백에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뜻의 “Soli Deo Gloria”라고 적어 자기를 도와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렸습니다. 바흐는 그 깊은 영성으로 슈바이처 박사가 제5의 복음서라고 극찬한 마태의 수난곡을 작곡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메시아를 작곡하기 전까지 헨델의 삶은 세상적이었습니다.

헨델은 음악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를 배우기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고, 그후 다시 독일로 돌아와 하노버 제후국의 궁정 지휘자가 되었지만, 그곳에서는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없다고 생각한 헨델은 2년만에 영국으로 진출합니다.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헨델은 승승장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작곡한 오페라는 공연할 때마다 대 히트를 쳤고, 영국 왕실도 그의 재능을 인정해서, 매년 엄청난 금액을 헨델에게 지원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방인으로 영국에서 자리잡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헨델에게 성공을 안겨준 오페라 분야는 그야말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그 정글과 같은 곳에서 명예와 부를 쟁취하기 위해 헨델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해야 했습니다. 그 세상적인 성공을 위해 자신의 국적을 버리고 영국인으로 귀화했고, 다른 사람의 음악을 표절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찬 가정에서 태어나 신앙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거친 세상에서 자신의 욕망을 위해 질주하는 동안 헨델의 영성은 바닥이 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위기 상황을 만나자, 헨델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영국인들의 음악 취향이 바뀌면서 헨델의 오페라는 그 인기가 폭락했고, 그가 운영하던 오페라단은 재정적으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그런 상황에서도 헨델은 하나님을 찾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헨델은 자기 힘과 지혜로 그 난국을 극복하려고 애쓰다가, 결국 쉰 둘의 나이에 뇌졸증으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재물과 인기와 건강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겁니다. 그후 어느 정도 건강은 회복되었지만, 헨델은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찰스 제넨스로부터 메시아라는 오라토리오 대본을 받았던 겁니다. 대본의 첫 페이지를 열어본 헨델은 이사야 40:1절 말씀 “Comfort, comfort my people”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로 시작하는 첫 구절에 온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위로의 손길이 자신의 영혼을 따뜻하게 어루만지시는 걸 체험한 겁니다. 단번에 대본을 다 읽어 내려간 헨델은 그 동안의 삶을 회개하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전 건강도 의욕도 다 잃었습니다. 주님께서 도와주셔야 할 수 있습니다.” 기도 후 작곡에 들어갔습니다. 작곡하는 동안 헨델은 뇌졸증에 걸렸던 사람 같지 않았습니다. 식음을 전폐하면서까지 작업에 몰두한 결과, 작곡 분량이 260페이지에 달하는 대곡을24일 만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겁니다. 작곡을 마친 후, 헨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께서 저를 찾아와 주셨습니다.”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하나님을 떠나 자기 멋대로 죄악의 길을 가던 헨델을 하나님께서 메시아’, 즉 예수님을 증거하는 말씀들을 모아서 쓴 메시아라는 대본을 통해 찾아오신 겁니다. 찾아오신 하나님께서 먼저 그의 믿음을 회복해 주셨고, 그의 건강과 음악적 재능도 회복해주신 겁니다. 또한 메시아를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온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소명도 주셨습니다. 그래서 헨델은 임재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메시아 작업을 놀라운 속도로 마칠 수 있었던 겁니다.

 

헨델은메시아의 첫 연주 날짜를 1742413일로 정했습니다. 성금요일이었습니다. 우리를 찾아오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악을 대신 담당한 날에 메시아를 하나님께 올려드린 겁니다.

 

그후 헨델의 삶은 완전히 변했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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